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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폴리탄으로 살다간 부부 철학자- 크라테스와 히파르키아

명문가의 딸 히파르키아와 늙은 거지 철학자 크라테스의 결

원래 키니코스학파는 여자를 소유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결혼 생활도 부인하는 주의였다. 크라테스는 늙을 때가지 결혼하지 않고 살고 있었으나 히파르키아의 열렬한 구애로 삶의 방식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히파르키아의 집안은 트라키아 만에 인접한 마로네이아의 명문가였다. 부유한 집안에다 아름답기까지 한 여인 히파르키아에게 마로네이아의 잘생기고 돈 많은 청년들이 청혼하러 줄을 선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키니코스학파의 철학자 크라테스이 이야기를 듣고 직접 그가 사는 모습을 본 다음 이 늙고 볼품없는 철학자에 반해버렸다. 당연히 부모가 말리는 상황이 되었고, 부모는 크라테스를 찾아가 딸을 설득해달라고 부탁하게 되었다.
부모의 부탁을 받은 크라테스는 그녀를 설득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무리 설득해도 그녀는 요지부동이었다. 크라테스는 마지막으로 그의 누더기 옷을 훌러덩 벗어버리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게 네가 결혼하고 싶어하는 신랑이란다.이게 내가 가진 전 재산이다. 앞으로 나와 살려면 이렇게 살아가야 한다’
이런 크라테스를 보고 히파르키아의 마음은 더욱 확고해졌다. 크라테스가 보여준 게 그녀가 바라는 삶의 양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년는 견유학파 철학자답게 늙어빠지고 볼품없는 철학자를 남편으로 삼았다.

크라테스도 부유한 집안 출신

크라테스고 부유한 집안 출신이었다. 알렉산드로스 대와이 그의 집에 묵은 적이 있을 정도 였으니 짐작이 간다.
그러나 크라테스도 디오게네스를 만난 다음 그는 삶의 방식을 완전히 바꾸었다고 한다. 디오게네스에게 설득당한 크라테스는 자기 논밭을 양치는 목장으로 개방했다. 가진 돈도 모두 바닷속에 던져버렸다. 또 다른 설에 따르면, 그는 테베 시민들에게 가진 재산을 모두 나누어주었다고 한다. 그러고 나서는 이렇게 소리쳤다고 한다.
‘크라테스는, 나 크라테스를 해방하노라!’

집도, 도시도, 조국도 없는 코스모폴리탄

크라테스는 욕망의 절제를 아들에게 가르쳐주고자 했다. 키니코스학파는 금욕을 강조했지만, 금욕주의자가 아니었다. 금욕이 그들에게 속박이 된다면 그들은 그것마저도 내던질 수 있는 자유인이었다. 피할 수 없는 욕망이람녀 그들은 좀 더 작은 속박을 초래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들은 일단 자신의 욕구를 멋어버린 다음에는 결혼 제도뿐만 아니라 정치와 사회 제도 등 모든 문제에 대해 무관심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크라테스에게 그이 조국 테베를 다시 재건해주길 원하느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크라테슨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아니 그럴 필요 없소. 어차피 건설해봤자 또 다른 알렉산드로스가 와서 파괴해버릴 테니까’
그들은 디오게네스가 말한 것처럼 스스로를 집도, 도시도, 조국도 없는 코스모폴리탄, 즉 세계 시민으로 살았다. 그러므로 그들은 자유했다.-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철학 이야기-이동희-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