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르메니데스에 대한 재미있는 2가지 이야기

  1. 정의의 여신에게 진리를 배운 철학자

    파르메니데스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이렇게 전한다.
    육중하게 닫힌 문 앞에서 나는 태운 암말들은 급히 멈추어 서며 비명을 질러대고, 태양의 딸들은 다급한 듯 문 앞에서 애원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빨리 문 좀 열어주세요”
    밤과 낮을 가르는 거대한 대문의 열쇠를 가진 정의의 여신 디케가 엄격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대들이 마차에 태워 온 이는 누구인가?”
    태양의 딸들은 여신 디케에게 부드럽고도 듣기 좋은 목소리로 말했다.
    “진리와 비진리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 애타하는 젊은이를 데리고 왔습니다. 그러니 어서 문을 열어주세요. 이제 이 젊은이는 미망의 어둠에서 빛으로 나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태양의 딸들이 다시 한 번 다급하게 재촉하자 디케는 굳게 닫힌 대문을 열어주었다. 그러자 환한 빛이 쏟아져 나왔다. 태양의 딸들은 나를 이제 밤의 영역에서 빛의 나라인 낮으로 이끌었다. 태양의 딸들은 구리로 된 기둥들이 잇따라 서 잇는 통로를 지나 여신의 거처로 나를 안내했다. 여신은 마차에서 내리는 나를 맞아 반갑데 오른손을 친히 붙잡아 주며 이렇게 말했다.
    “오, 젊은이여, 그대는 그대를 태우고 온 암말들과 불사의 마부들에 호위되어 나의 거터로 왔구나! 반갑구나. 결코 나쁜 운명이 그대를 이길로 여행하도록 보낸 것은 아니니라. 진실로 이 길은 인간이 오기 힘든 길이며, 그대가 온 길은 올바르고 정의로운 길이니라. 그대느 ㄴ흔들림 없는 완벽한 진리의 토대, 참된 신뢰가 없는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들의 억견들, 이 무두를 배워야 하느니라.”
    파르메니데스는 용기를 내어 여신에게 말했다.
    “배울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말씀해주세요”
    이 이야기에서 자신의 깨달음을 태양의 딸들의 안내를 받으며 밤의 세계에서 빛의 세계로 나아가는 과정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라파엘로 파르메니데스

  2. 만물은 변화가 없다고 주장한 철학자, 존재와 무(無)의 문제

    파르메니데스는 서구 형이상학과 존재론의 기초를 닦았다고 전해진다.
    그는 만물은 변화한다고 주장한 헤라클레이토스와 다르게 변화는 없다고 주장했다. 변화가 없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그는 존재와 무(無)의 문제를 끌어들인다. 그는 ” 오직 존재만이 있을 뿐, 무란 있을 수도 없고 생각할 수도 없는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파르메니데스는 지극히 당연하게 존재는 있는 것이고 무는 없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가 생각할 때 무는 생각할 수조차 없는 것이기 때문에 존재할 수조차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의 세계란 생각할 수조차 없으며, 오로지 존재의 세계만이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변화는 없다는 것일까?
    그리스 사람들은 흔히 생성과 소멸을 변화로 본다. 그것은 존재의 세계에서 ‘무’의 세계로 넘어가는 것을 뜻한다. 그렇지만 ‘무’의 세계라는 것은 애당초 없기 때문에 소멸도 없고 또 생성도 있을 수 없다. 따라서 변화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생성이나 변화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눈과 귀, 그리고 혀 같은 우리의 감각이 외부의 세계에 현혹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태양이 산 뒤로 져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없어진 것은 아니지 않는가.! 이렇게 감각에 의해 빚어진 오류를 비존재라고 보고, 거기에다 이름을 붙이기 때문에 인간은 잘못된 생각, 즉 근거가 빈약한 지식에 빠진다고 본다.
    페르메니데스는 비존재가 없기 때문에 존재에서 비존재로 넘어가는 생성이나 변화가 없으며, 오로지 항구적 불면의 존재만이 있다고 결론을 이끌어낸다. 그는 세상 사물은 모두 존재로 가득 차 있으며, 존재는 모든 것과 더불어 지금 있는 그것은 하나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것은 생성도 소멸도 없기에 시작과 끝도 없이 계속 지속하고, 따라서 운동도 없으며, 구체의 덩어리처럼 모든 면에서 완전하고, 모든 방면에서 중심으로부터 똑같이 위치해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철학은 의심할 여지없이 서구 형이상학과 존재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플라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쳐서 플라톤 자신이 그를 ‘ 우리의 아버지 파르메니데스’라고 부를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