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우리가 삶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이미 여러 해에 걸쳐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긴 하지만, 그 과정은 궁극적으로 사회경제제적 혁명에 이를 것이다.기술과 세계화가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을 서서히 바꾸어 놓았듯 100세 인생을 가장 잘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변화도 그럴 것이다. 그 결과,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는 다은과 같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사람들은 70세 혹은 80세까지 일을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런던 경영대학원의 MBA 학생들에게 100 세 인생을 주제로 강의하면서, 그들 자신의 인생 시나리오를 그려보라고 했다. 학생들은 금방 재정문제를 떠올렸다. 드때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졌다.당신들이 100세까지 살고, 소득의 10%를 저축하고, 퇴직하고 나서는 퇴직 전 소긋의 50%를 연금으로 받고 싶다면, 몇 살까지 일해야 하는가. 그순간, 교실은 조용했다. 답은 아주 간단했다 장수라는 선물을 가장 잘 활용하려면 모두가 70대 혹은 80대까지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직면해야 했다.
새로운 직업과 기술이 나올 것이다.
앞으로 전통적인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등장함에 따라 노동시장에는 급격한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다. 100년 전에는 농업과 집안일이 일자리 대부분을 차지했다. 오늘날에는 이런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고, 사무직의 비중이 급증했다. 점점 로봇과 인공지능이 내근사무직부터 영업과 마케팅, 관리 및 행정직까지 수많은 직종을 대체하거나 보강하면서 이러한 변화의 바람은 그치지 않을 것이다. 수명이 짧고 노동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이던 시절에는 20대에 배운 지식과 기술이 있으면 재투자를 하지 않고도 직업활동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당신이 급변하는 노동시장에서 70대 혹은 80대까지 일을 해야 한다면, 지식을 복습하는 식으로는 생산성을 유지할 수 없다. 시간을 따로 내어 지식과 기술의 재교육을 위한 근본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재정문제를 해결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우리 저자들은 경제학자와 심리학자다. 우리의 관점이 서로 다르다고 하더라도 배타적이지는 않다. 실제로 서로 다른 관점을 통합하는 것은 100세 인생의 의미를 이해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긴 삶을 행복하게 생산적으로 살아가려면,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하고 역동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정체성을 인식하고 미래의 삶을 형성하는 사회적 요인을 이해해야 한다. 또한 금전적 자산과 비금전적 자산, 경제적 상태와 심리적 상태, 이성적 상태와 감정적 상태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하여 계획을 신중하게 수립해야 한다. 100세 인생에서 재정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돈이 유일하게 중요한 자산인 것은 결코 아니다. 가정, 친구, 정신적 건강, 행복 모두가 중요하다.
장수에 관하여 논의할 때 사람들은 주로 재정과 연금에 대해 이야기 한다. 100세 인생을 준비하려면, 재정 문제뿐만 아니라 그 밖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당신의 기술, 건강 인간관계가 고갈되면, 고소득의 직업 경력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가 없다. 마찬가지로 재정 상태가 안정되지 않고는 이처럼 중요한 비금전적 자산에 투자할 시간을 낼 수가 없다. 수명이 짧던 시절에는 이 두 가지 자산의 균형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삶이 길어지면서 이 문제가 더욱 복잡해지기는 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회 또한 더 많아졌다.
다단계의 삶이 될 것이다.
어떤사람은 이미 3단계의 삶에서 벗어나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지만, 아직은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3단계의 삶이 지배적인 모델로 남아 있다. 이 책에서 우리는 미래를 위한 일련의 시나리오를 만들고, 3단계의 삶의 모델을 70세에서 80세로, 그리고 다시 100세로 연장해 볼 것이다. 3단계의 삶에서 100세까기 일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두번째 단계에서 아주 오랫동안 고용 상태에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금전적 균형을 유지할 수는 있겠지만, 다른 중요한 일들에 문제를 일으킨다. 두번째 단계를 연장하는 것은 어렵기도 하고 사람을 지치게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솔직하게 말하자면, 사는 것 자체가 지겨워진다.
미래에는 3단계의 삶을 대신하여 다단계의 삶이 자리를 잡을 것이다. 당신이 두세 개의 서로 다른 직업 활동을 한다고 생각해보라. 어떤 단계에서는 당신의 금전적 자산을 최대화하고 장시간에 걸쳐 일을 한다. 다른 단계에서는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유지하거나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간다. 장수가 선물이 되면 이들 중 어느 하나만 선택할 필요가 없어진다.
과도기를 보내는 것이 표준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다.
3단계의 삶에서 다단계의 삶으로 변해가면서, 과도기도 더 잦아 질 것이다. 3단계의 삶에서는 과도기가 두차례 나타난다. 교육에서 고용으로 넘어갈 때, 과도기도 더 많아질 것이다.
이 문제는 중요하다. 왜냐하면 지금은 많은 과도기를 감당할 만한 능력과 기술이 있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길어진 다단계의 삶을 잘 활용하려면 과도기를 잘 보내야 한다. 이는 유연한 자세로 새로운 지식과 사고방식을 받아들이고, 예전과는 다른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변화에 의연하게 대처하고, 옛것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두고 변형기술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기술은 사고방식의 대대적인 전화과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을 요구한다.
새로운 단계가 등장할 것이다.
이는 20세기에도 일어났던 현상이었다. 20세기에는 ‘틴에이저’와 ‘퇴직자’ 라는 두 개의 단계가 새롭게 등장했다. 앞으로 수 십년 동안에 새로운 단계가 더 많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벌서 18~30세의 젊은 세대에서는 삶의 새로운 단계가 나타나고 있다. 장수와 교육 기회의 확대가 틴에이저라는 개념을 낳는 데 일조했듯이, 지금은 청소년기 이후의 연령집단에게 어떤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 집단은 이미 삶이 길어지고 있다는 전망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현재 그들은 선택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새로운 대안을 탐색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이전 세대가 자기 또래였을 때 만들어 놓은 의무에서 벗어나 다른 생활 방식과 선택을 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새로운 단계의 등장은 훌류한 선물이다.
이 새로운 단계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실험하고 형성할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당신 주변을 둘러보라. 이미 새로운 단계를 실험하고 있는 가정 혹은 친구들이 있을 것이다.
기분전환(recreation)보다는 재창조(re-creation)가 더 중요하다.
새로운 단계와 과도기가 많아지면 투자가 필요한 부분도 많아진다. 그러므로 새로운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정체성을 변화시키고, 다양한 생활 방식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기술을 배워야 한다. 이 모든 것들에 투자해야 한다. 더 많은 시간을 누리는 삶이라는 선물은 투자의 기회를 만들어낸다. 과거에는 이러한 투자가 삶의 첫번째 단계(정규 교육을 받는 시기)에서 이루어졌다. 다단계의 삶을 살게 되면 이러한 투자가 생애 전반에 걸쳐서, 심지어 예전에는 여가 시간으로 간주되던 시기에 이루어진다.
사실 여가 시간이 기술, 건강, 인간관계를 위한 투자 시간으로 바뀌는 것이 그다지 솔깃하지 않을지 모른다. 자고로 여가란 소파에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영화를 보거나, 보트를 타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는 식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던가. 시간이 많아지면 당연히 여가를 위한 시간도 많아진다. 그렇기에 길어진 삶에서는 여가 시간과 투자를 위해 보내는 시간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 아주 중요해질 것이다. 수명이 짧던 시절에는 여가 시간을 편하고 즐겁게 보내는 것이 마땅했다. 그러나 삶이 길어짐에 따라 여가는 투자의 기회를 창출할 것이다. 소비와 기분전환은 줄이고 투자와 재창조를 즐리면서 여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를 재구성하는 것이 아마도 100세 인생이라는 선물의 일부일 것이다.
밀집 대형이 사라진다.
첫번째 단계에 교육을 받고, 두번째 단계에 직업 활동을 하고, 세번째 단계에 퇴직을 하는 3단계의 삶에서는 이 세 가지 단계가 단 하나의 방식으로 배열된다. 대다수 사람들이 이 단계를 따르면서 형성하는 밀집 대형이 확실성, 예측 가능성을 가져왔다. 사람들에게는 기회나 선택권이 많이 주어지지 않고, 기업과 정부가 3단계의 삶에 근거하여 직원 선발, 인력 개발, 승진에 관한 정책을 수립하는 것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새로운 이정표와 전환점을 지닌 다단계의 삶에서는 각 단계가 다양한 방식으로 배열된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의 배열이 더 이상 3단계의 삶의 논리가 아니라 개인의 선호나 여건에 의해 결정될것이다.
더욱 중요하 것은 밀집 대형이 사라지면, 나이를 예측하는 것도 불가능해진다는 점이다. 지금은 누군가가 당신에게 자신을 대학생이라고 소개하면, 당신은 그 사람의 나이를 알 수 있다. 바로 삶의 단계가 나이를 말해주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자신을 부장이라고 소개한다면, 당신은 그 사람의 나이뿐만 아니라 지금까지의 경력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이것이 다단계의 삶에서는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 당신은 언제라도 대학생이 될 수 있고, 어느 누구도 이러한 정보만으로는 당신의 나이를 확실히 맞힐 수 없을 것이다. 나이는 더 이상 단계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리고 새로운 단계는 나이와 점점 더 무관해질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가 나이와 단계를 하나로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향은 기업의 인사관행, 마케팅, 각종법령과도 긴밀하게 연관된다. 그러므로 이 모든 것이 재고될 것이다.
